제주도의 별미, 자리물회를 집에서 만들어 먹었습니다.

식당에서 사먹을 때도 있지만, 집에서 만들어 먹을 때가 가장 맛있더군요. 개인적으로 고추장이 많이 들어간 달짝지근한 식당의 물회는 맛이 없더군요.

제주도가 아니면 '자리돔'을 구할 수 없기 때문에 만들어 먹기는 쉽지 않겠지만, 다른 생선이나 오징어 회로도 만들 수 있습니다. (한치물회, 오징어물회, 자리물회, 쥐치(괵주리)물회, 소라물회, 옥돔물회...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서 다양하게 해먹습니다. 저는 독특한 향이 있는 자리물회가 가장 맛있는 것 같네요.)

 

우선 자리를 썰어야 합니다. 얼마 전에 자리 한 박스를 사서 1회 분량씩 냉동시켜 놓았습니다. 아무래도 신선한 상태에서 먹는 게 더 맛있지만, 5월이 지나서 여름이 되면, 산란을 마쳐버려서 살이 쪽 빠져서 맛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5월에 구입해서 냉동시켜 놓은 것 입니다.

자리를 썰 때는 사진처럼 칼의 방향을 잡아 주는 게 좋습니다. 안에 있는 가시와 수직으로 썰면 가시가 약해져서 먹을 때 좋습니다. 안그러면 먹을 때 잇몸에 가시가 박히기도 합니다.

아~ 먹음직 스럽네요. ^^; 냉동을 했었기 때문에 살이 물러서 그냥 먹기에는 별로입니다. 냉동을 안했다면 바로 초장에 몇 점 찍어 먹었을 텐데요.

5월에는 자리가 가장 살찔 때여서 기름이 장난 아닙니다. 사진에는 중간중간 알도 보입니다. 물회를 만들어도 5월에 잡은 자리를 쓰면 기름이 둥둥 떠다닐 정도 입니다.

부추, 미나리, 고추를 잘게 썰었습니다. 미나리의 두꺼운 줄기는 맛이 별로이니 다듬어 버리고 얇은 줄기와 잎만 사용했습니다. 식당에서 먹으면 아까워서 다 넣어 버리기도 하죠.

풋내를 없애기 위해서 간장에 버무려 두었습니다. 한 10분 정도면 될 것 같네요.

오이는 채썰어 준비하면 됩니다. 오이 대신 무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맛은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더군요. 저는 개인적으로 오이를 좋아하므로 오이를 사용했죠.

이 것은 '제피'라고 불리는 나뭇잎입니다. 다른 지방에서 먹는 것을 못봤었습니다. 강한 향이 나는 것인데, 물회를 전문적으로 하는 식당에 가면 마른 잎을 넣어둔 양념통을 줘서 취향껏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곳도 있습니다.

제주도 곳곳에 자생하므로 산에 갈 일이 있을 때 많이 해다가 냉동실에 넣어 두었습니다. 육지분들은 보통 잘 안드시더군요. 그러므로 없어도 무방한 재료입니다.

'제피'는 너무 두꺼운 줄기만 뜯어 버리고 엉성하게 썰어 줍니다. 넣지 않아도 되고, 식당처럼 먹기 직전에 넣어 먹어도 됩니다. 우리 식구는 다 좋아하므로 아예 집어 넣어 버립니다.

이제 썰어둔 자리를 양념할 차례입니다.

먼저 식초를 넣어서 자리를 버무려 줍니다. 제주도에서는 강한 빙초산을 사용합니다만, 식성에 따라서 사과식초를 사용해도 됩니다. 저는 빙초산 두 숟가락 정도를 넣어서 버무렸습니다.

된장과 고추장을 1:1정도로 넣습니다. 된장은 어머니께서 담그신 된장입니다. 확실히 파는 된장으로 만들었을 때와 맛의 차이가 크더군요. 식당에서는 그래서 고추장을 많이 쓰는지도 모르겠군요.

저는 된장으로 국물을 만들어야 제대로 된 물회가 나오는 것 같더군요. (안덕면 화순에 있는 중앙식당 맛이 가장 입맛에 맞는 것 같더군요. 다른 유명한 물회집의 것은 별로 였습니다.)

이제 간장과 버무려둔 미나리, 부추, 고추 썬 것을 함께 넣어서 잘 버무려 줍니다.

여기에 참기름, 볶은 깨 등등 양념을 하고 잘 버무려 줍니다.

이제 물을 붓고, 썰어둔 오이를 넣어서 섞어 줍니다.

그리고 맛을 보면서 설탕과 식초를 넣어 주면 되겠습니다. 싱겁다면 간장을 조금 넣어서 간을 해주시면 됩니다.

먹기 전에 얼음을 넣어서 시원하게 만들고, 맛있게 먹으면 됩니다. ^^

 

어떤가요? 먹음직스러운가요?

서울에 살 적에 제주토속음식점에서 자리물회를 먹었던 적이 있었죠. 정말 이건 아니다 했었습니다. 제주도를 떠나 사는 사람들이 가장 그리워하는 음식이 자리물회와 고기국수가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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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n'A 2009.07.19 17:55 신고

    먹음직 스럽네요~~^^
    저녁 맛있게 드세요~~

    • k2man 2009.07.19 18:00 신고

      저녁도 되기전에 너무 배터지게 먹어 버렸습니다. ^^;;

  2. 세미예 2009.07.19 17:58 신고

    제주 별미 잘먹고 갑니다. 즐거운 휴일 보내고 계신가요.

    • k2man 2009.07.19 18:01 신고

      네.. 감사합니다.^^
      저녁시간이 되기 전에 만들어서... 결국 못기다리고 벌써 다 먹어 버렸습니다. ㅋㅋ
      세미예님도 좋은 일요일 저녁 되세요. ^^

  3. 파르르 2009.07.19 19:48 신고

    크헉~~~자리물회입니다...ㅎㅎ
    너무 맛있게 잘 만들었습니다..ㅎㅎ
    그런데..한가지...
    너무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저를 안부르고 혼자드셨다는겁니다..<아니지 가족분과ㅋㅋ>
    하여간..위쉬움이 있습니다...꿀꺽~~~이건 침넘어가는소립니다..ㅋㅋ

    • k2man 2009.07.19 21:00 신고

      파르르님을 언제 초대라도 해야겠네요.ㅋㅋㅋ 결혼 후에요...(언제면... 쩝ㅋㅋ)
      제주분들이 자리물회 만드는 노하우 하나씩은 갖고 계셔서 저는 좋은 비법을 전수해 주시려나 했는데요.. ㅋㅋ
      자리 대가리를 갈아서 국물을 짜내서 넣으신다는 분도 계시더라구요.. ^^;
      좋은 비법 아시면 전수 좀 해주세요. ^^
      (제가 요즘 집에서 어머니께 음식 전수 받고 있습니다. 요즘은 남자가 밥도 잘해야 색시안테 쫓겨나지 않는다면서요... ㅋㅋ)

  4. 라오니스 2009.07.20 12:48 신고

    여름에 먹는 자리물회는 그 어떤 것보다
    시원하고 갈증을 풀어주는 듯 합니다.
    제피라는 것이 들어가는 군요...
    맛있게 잘 보고 갑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k2man 2009.07.20 14:13 신고

      라오니스님 방문 감사합니다. ^^
      어제 저녁에 두 번에 나누어서 다 먹어 버렸네요..
      제피를 금방 따다가 고기쌈에 함께 먹어도 맛있어요. ^^

  5. 이병록 2009.07.20 16:12 신고

    자리돔 물회 잘 보았습니다. 24년 전에 한림에서 근무할 때 직원 집에서 해 먹었던 자리돔 물회, 돼지고기 국수, 제주 중앙시장에서 팔던 털이 숭숭있던 돼지고기 참 그립습니다.
    그리고 5년 전에 결혼 후 추억을 더듬어 4월 초에 갔었는데 자리돔 물회를 먹지 못하고 돌아 왔습니다. 참 안타가워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옥돔 구이는 먹고 와서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 k2man 2009.07.20 20:33 신고

      아~~ 저녁을 아직 못 먹었는데..
      말씀을 들으니 군침이 절로 넘어 갑니다. ^^
      고기국수에 검은 털이 남아 있는 흑돼지구이 ㅋㅋ

  6. 하나 2009.07.20 18:07 신고

    화순 중앙식당이 저희 어머니께서 자주가는곳이 맞는지 갸우뚱해지네요.

    전 갠적으로 자리물회 못먹지만.. 어머님은 참 좋아하셨죠.. 벌써 10여년 전이라..

    모슬포로 자리돔 사러 기웃기웃 했었건 기억이 나네요..

    글 잘보고 갑니다~

    • k2man 2009.07.20 20:34 신고

      아~ 사진의 자리가 모슬포 자리입니다. ㅋㅋ
      가장 맛있는 자리가 모슬포 자리죠.. ^^
      방문 감사합니다.

  7. 가이 2009.07.21 09:19 신고

    궁금한게 저도 고향이 제주 서귀포다보니까 ^^
    어머님이 보내주신 자리로 가끔 집사람 ( 제주아님 ㅜㅜ ) 이 해줘서 먹는데

    냉동을 햇을경우에 보관이 얼마나 가능한가요?

    무한정은 아닐테구 날로 먹다 보니까 시간이 흐르면 찜찜해지는 기분탓에 ㅜㅜ

    • k2man 2009.07.21 10:39 신고

      3~4개월 이상은 먹는 것 같습니다. 냉동실 온도에 따라서 달라지겠죠. 그런데 냉동을 하고 나면 살이 물러져서 아무래도 맛이 떨어집니다.
      방문 감사합니다. ^

  8. 아청 2009.07.21 09:24 신고

    위미리 방파제식당 자리물회 생각 납니다..
    제주를 떠나온뒤로 제대로된 자리물회 구경을 못했는데
    사진만 봐도 침이 고입니다.
    곁들여 자리젖과 구이까지 함께 한다면,,,^*~

    • k2man 2009.07.21 10:40 신고

      물회로 먹을 자리도 부족해서 구이는 못해먹고 있죠..ㅋㅋ
      어머니가 담그신 자리젓은 정말 맛있습니다. 으아~~

  9. 비바리 2009.07.22 20:22 신고

    아부지께서 보내주신 자리가 냉동실에 조금 있는데
    재피잎 구하기가 넘 어렵네요..
    대구 시내인지라 시골장에 나가 봐야겠어요
    자리물회는 아부지께서 제가 내려가면 반드시
    손수 만들어 주시곤 했지요.
    정말 군침 돕니다.
    제가 엄청 좋아합니다.

    • k2man 2009.07.23 11:50 신고

      아~ 대구에 사시는군요.
      식당에서 사 먹는 것보다... 역시 집에서 해먹어야 맛있긴 합니다.
      그런데 육지에도 제피가 있나요? 육지분들이 제피를 드시는 것을 보지 못해서요.

  10. 백록담 2009.07.24 16:35 신고

    와 군침이 확~도네
    해외로 떠돌이 생활하다보니
    너무 오랫동안 못먹었네요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먹고 싶네요
    고마워요

  11. 파르르 2010.10.06 08:54 신고

    오잉?..맨님~~~너무 오랜만입니다...
    그간 잘 지내셨죠?

    • k2man 2010.10.06 11:57 신고

      파르르님... 안녕하세요.
      블로그 거의 방치하다가 조금 써볼까 하다.. 예전 글이나 다시 송고하고 있네요. ㅋㅋ
      여름에 육지로 이주(?) 했거든요. 자리물회 생각에 재송고...ㅋㅋ
      파르르님도 잘 지내시죠? ^^

우뭇가사리로 '우미(우뭇가사리 묵)'를 만들었습니다. ^^ '우무'라고도 하는 것 같네요. 여튼 저희 집에서는 '우미'라고 합니다.

우뭇가사리는 과학시간에 대표적인 홍조식물이라고 배웠던 해조류입니다. 제주도의 어촌 마을을 다니다 보면, 해조류를 잔뜩 말리고 있는 풍경을 볼 수 있죠. 그 것이 우뭇가사리입니다.

이 우뭇가사리를 2시간 이상 삶은 물을 잘 걸러서 굳히면 '우미'가 됩니다. 어떻게 아는 분께 얻어서 어찌어찌 하다 보니 만들어 졌더군요. ^^;

여름철 잘게 채썰어서 냉국을 만들어 먹으면 그 맛이 정말 일품이죠. ^^

 

오늘은 국으로 자리물회를 만들어 버렸기 때문에 간장양념을 해서 반찬으로 만들었습니다. 식당에 가면 채썰어서 양념을 해서 내놓는데, 그냥 통 크게 썰어 버렸습니다.

내일은 아무래도 '우미냉국'을 해먹어야 할 듯 하네요. ^^

틀로 쓸만한게 없어서 쟁반에다가 우뭇가사리 삶은 물을 붓고 굳기를 기다렸죠. 묵을 만드는 방법과 같습니다.

다 굳은 것은 잘라서 물에 담가 두었습니다. ^^ 며칠을 내내 이 것만 먹어야 할 듯 하네요.

 
▲ 우뭇가사리 말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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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노리사랑 2009.07.19 23:17 신고

    우무이고, 한천이라고 하는 것 아닐런지요.
    전 그렇ㄱ 아는데요.. ㅎㅎ

    • k2man 2009.07.20 14:12 신고

      네.. 맞습니다. ^^
      제주도에서인지 우리집만인지는 모르겠지만.. 여기선 우미라고 이야기 합니다. ^^
      방문 감사합니다.

  2. 비바리 2009.07.22 20:15 신고

    어릴때 어멍이 우뭇가사리 줏어당
    맨들어 주엉 잘 먹어나신디양~~

    • k2man 2009.07.23 11:48 신고

      저도 어릴 때 정말 좋아했어요.
      우미냉국... ^^

  3. ㅋㅋㅋ 2009.07.25 12:34 신고

    전 어릴때는 싫어 했는데
    요즘엔 자꾸 먹고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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